CME 보고서, 국민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해법으로 담뱃세 개편 제안

경제뉴스
2026-08-10 10:25 AM
(이코노미아울렛-뉴스)

말레이시아의 싱크펌(think-firm) 시장교육센터(Center for Market Education, CME)가 발표한 정책 보고서 ‘격차 줄이기: 한국 국민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문제 대응을 위한 예측 가능한 담뱃세 체계(Narrowing the Gap: A Predictable Tobacco Excise Framework to Address South Korea’s NHI Insolvency)’에 따르면 한국이 담배 가격을 한 번에 큰 폭으로 인상하는 대신 예측 가능한 다년간의 담뱃세 인상 체계를 도입할 경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국민건강보험에 이전할 수 있는 추가 재원 약 14조8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CME의 앨빈 데스피안디(Alvin Desfiandi)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피안 반자란사리(Alfian Banjaransari) 아시아태평양 프로젝트 매니저 겸 인도네시아 컨트리 매니저, 클라렌스 풀젠티우스 찬(Clarence Fulgentius Tjan) 리서치 어시스턴트가 공동 집필한 이번 보고서는 한국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수입과 지출 양측에서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험료를 납부하는 근로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고령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으며, 고령층의 의료 이용 규모는 젊은 세대의 약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가 검토한 재정 전망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 지출은 2025년경부터 수입을 넘어서기 시작하고, 누적 적립금은 2030년까지 소진될 수 있으며, 총 적자는 2035년 161조원에 이를 수 있다.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의 누적 재정 부족분만 약 3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자들은 담뱃세 개편이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와 의료 재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가 보험료율 조정, 의료 효율성 개선, 인구구조 변화 대응 등을 아우르는 폭넓은 개혁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동안 즉시 활용 가능한 추가 재원으로 재정 운용 여력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측 가능한 연간 인상이 급격한 가격 인상보다 효과적

한국의 담배 가격은 2015년 이후 갑당 약 4500원 수준을 유지해 왔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정부가 시사한 OECD 기준인 갑당 1만원 수준으로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상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가격을 4500원에서 1만원으로 한 번에 올릴 경우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 합법 담배 제품 판매 및 세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일회성 인상은 122%의 가격 충격에 해당하며, 소비자가 불법 담배 시장으로 이동할 유인을 키우고 세수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보고서의 기본 시나리오 분석 따르면 일회성 가격 인상 시나리오는 초기에는 더 많은 세수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에 일회성 인상 시 국민건강보험에 이전 가능한 재원이 약 2조8700억원 발생해 단계적 인상 방식의 2조32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28년부터는 상황이 역전된다. 2030년에는 단계적 인상 방식이 연간 약 3조58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하는 반면, 일회성 가격 인상 시나리오는 약 2조66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전체 기간을 기준으로 단계적 인상 방식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 국민건강보험에 이전 가능한 누적 재원 14조8000억원 창출
· 일회성 가격 인상보다 약 6300억원 많은 재원 확보
· 예상되는 국민건강보험 누적 재정 부족분 37조원의 약 40% 충당 가능
· 2026년 예상 적자의 116%를 충당할 수 있는 재원 확보. 다만 구조적 적자가 확대되면서 충당률은 2030년 26%로 점차 낮아질 전망

보고서는 담뱃세 개편만으로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위기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핵심은 시간을 버는 데 있다. 예측 가능한 재원 확보 방안은 보다 근본적인 의료 및 인구구조 개혁이 설계되고 실행되는 동안 정부의 재정 운용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점진적 개편으로 실질적인 정책 효과 높일 수 있어

불법 담배 시장으로의 이동 가능성을 고려하면 단계적 접근 방식의 장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보고서는 담배 가격을 갑자기 크게 올릴 경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불법 거래로 인해 국민건강보험에 이전 가능한 재원 약 1조5500억원이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단계적 인상 방식에서는 같은 기간 손실 규모가 약 55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따라서 급격한 인상 시나리오에서는 소비가 불법 담배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단계적 인상 방식보다 약 3배 많은 재원이 손실될 수 있다. 이러한 조정을 반영하면 단계적 인상 방식은 일회성 가격 인상 시나리오에 비해 약 1조6300억원 더 많은 누적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일회성 가격 인상은 초기에 26.4%라는 훨씬 큰 폭의 소비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감소분 중 일부는 실제 금연 효과라기보다 규제와 과세를 받지 않는 불법 유통 경로로 소비가 이동한 결과일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점진적 개편은 단순히 소비를 합법 시장에서 불법 시장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금연이나 규제를 받는 저위험 대체 제품으로의 전환을 유도해 측정 가능한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더 높다.

2015년 가격 개편의 시사점

이번 분석은 2015년 한국의 담배 가격 인상 사례를 참고했다. 당시 담배 가격은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됐으며, 이는 80% 인상에 해당한다.

개편 이후 나타난 변화는 다음과 같다.

· 전체 담뱃세 수입은 6조9000억원에서 10조5000억원으로 51.4% 증가
· 궐련 담배 판매량은 853억 개비에서 667억 개비로 21.8% 감소
·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한 갑당 354원에서 841원으로 138% 증가
· 금연율은 7.2%에서 9.9%로 상승

다만 저자들은 담배 가격을 1만원 수준으로 새롭게 인상할 경우 시장이 2015년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수요 탄력성은 인상 전 가격, 소비자 소득, 대체재의 이용 가능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2015년과 달리 현재 소비자들은 궐련형 전자담배와 전자담배로 이동할 수 있으며, 향후에는 니코틴 파우치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소비자 행동을 고려한 4대 통합 개편안

보고서는 한국이 담배 과세만 개별적으로 손보기보다 통합적인 개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첫째, 정부는 궐련에 대해 매년 자동으로 담뱃세가 인상되는 장치를 법제화해 2030년까지 갑당 1만원 기준에 도달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 연간 조정 폭은 정치적 판단에만 근거하기보다 실제 시장 반응, 합법 제품 판매 추이, 불법 담배 거래 지표를 함께 검토해 결정해야 한다.

둘째, 한국은 궐련과 비연소 니코틴 제품 간 기존 위험 기반 세율 차등을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금연하지 않는 성인 흡연자가 연소 방식의 궐련 담배에서 벗어날 명확한 경제적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갑당 약 3004원으로, 연소 방식 제품인 궐련에 부과되는 갑당 세금 3323원의 약 90%에 해당한다. 이는 여러 해외 비교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40~50% 비율보다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세 부담을 더 비슷하게 조정할 경우 흡연자가 연소 방식의 궐련 담배에서 벗어날 경제적 유인이 약화될 수 있다.

셋째, 한국 정부는 구강용 니코틴 파우치가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이에 대한 별도의 담뱃세 과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넷째, 정부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수입의 최대 65%만 국민건강보험 재원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재검토해야 한다. 보고서는 추가 담뱃세 수입이 다른 예산 수요에 흡수되지 않고 국민건강보험 적립금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재정경제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러한 개편 체계는 불법 담배 거래 단속 강화, 세율의 정기적 재조정, 합법 제품 판매량과 제품 전환, 세수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영구적 해법이 아닌 재정적 완충 장치

이번 연구는 제안된 모델의 핵심이 개별 세금 인상 폭이 아니라 제도 전반의 예측 가능성에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법제화된 단계적 인상 장치는 소비자, 생산자, 소매업체, 단속 당국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국민건강보험의 다년간 재정 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안정적 재원을 창출한다.

저자들은 한국에 필요한 것은 짧은 기간에 최대한 큰 폭으로 담뱃세를 인상하는 것이 아니며 지속 가능한 합법 세수를 극대화하고, 연소 방식의 궐련 담배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유도하며, 정부가 보편적 의료보장을 계속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All posts
경제뉴스 2024-06-28 10:12 AM

KB금융, 공존과 상생의 가치를 담은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이코노미아울렛-뉴스)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은 28일 그룹의 ESG 경영 활동과 성과를 담은 ‘2023 KB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KB금융은 2011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고객과 사회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ESG 주요 성과와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경제뉴스 2024-07-30 16:14 PM

‘1:1 투자 상담·글로벌 진출 연계’ 킹슬리벤처스, AFRO 2024서 농식품 유망 스타트업 지원

(이코노미아울렛-뉴스)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킹슬리벤처스가 농식품 기술창업 액셀러레이터 육성지원 사업 ‘2024 KINGSMAN GLOBAL GROUND (킹스맨 글로벌 그라운드)’ 육성 기업들과 함께 ‘2024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FRO 2024)’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

경제뉴스 2024-06-27 09:40 AM

SK그룹, 경영전략회의서 ‘미래 투자’ 및 ‘질적 성장’ 방안 등 논의

(이코노미아울렛-뉴스)SK그룹이 오는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4년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미래 성장 사업 투자 및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고 27일 밝혔다. 왼쪽부터 최창원 수펙...

경제뉴스 2024-08-14 15:09 PM

Guidepoint, 북아시아 사업부 총괄로 Chris Bonsi 선임

(이코노미아울렛-뉴스)글로벌 정보서비스 분야를 선도하는 가이드포인트(Guidepoint)가 북아시아 사업부 총괄로 Chris Bonsi를 임명했다. Chris 신임 총괄은 아시아 태평양 및 미국 지역에서 25년 이상 상업 및 운영 부문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으며, 특히 아시아 전역에서의 성장 전략 추진과 풍부한 경험...

경제뉴스 2024-07-08 14:10 PM

커리어넷, DB Inc. & DB FIS·신용회복위원회·한국수산자원공단·대한상공회의소 채용 소식 발표

(이코노미아울렛-뉴스)취업 포털 커리어가 DB Inc. & DB FIS, 신용회복위원회, 한국수산자원공단, 대한상공회의소 채용 소식을 8일 발표했다. 커리어넷이 발표한 채용 공고 DB Inc. & DB FIS에서 2024년 ...

경제뉴스 2024-08-05 11:24 AM

퍼브매틱 ‘모던 그로스 스택’ 참가… 모바일 수익화 성과 향상 위한 전략 공유

(이코노미아울렛-뉴스)미래의 디지털 광고 생태계를 선도하는 독립형 애드테크 기업 퍼브매틱이 지난 7월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마케팅 컨퍼런스 ‘모던 그로스 스택’에 참가해 모바일 수익화 전략에 관한 세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모던 그로스 스택은 국내 대...

경제뉴스 2024-07-12 11:45 AM

LTIMindtree and Snowflake Strengthen Joint Commitment to Enable Enterprises to Accelerate AI Adoption Journey

(이코노미아울렛-뉴스)LTIMindtree [NSE: LTIM, BSE: 540005], a global technology consulting and digital solutions company, today announced the launch of Canvas.ai, LTIMindtree’s cutting edge enterprise ready AI platform, on the Snowflake AI Data Cloud. This new integration further enhances LTIMindtree’s AI capabilities, unlocks unparalleled flexibility and accelerated development, for o...

경제뉴스 2024-07-11 09:55 AM

Index Ventures Announces $2.3bn in New Funds at a Historical Inflection Point for Startups

(이코노미아울렛-뉴스)Index Ventures, a leading global venture capital firm, today announced $2.3 billion in new funds to forge relationships with exceptional entrepreneurs who are creating transformative, category-defining businesses. Combined with Index’s existing $300 million Origin seed fund, Index is deploying $2.6 billion in capital to back founders from seed to IPO. This brings In...

경제뉴스 2024-06-28 15:17 PM

신한금융그룹, 19년간 ESG 보고서 발간

(이코노미아울렛-뉴스)신한금융그룹(회장 진옥동)은 2005년부터 국내 금융사 최초로 ESG 보고서를 발간한 이래 올해 19번째를 맞아 그룹의 주요 ESG 활동과 관련 데이터를 담은 ‘2023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2023 ESG 보고서’는 지난해 신한금융이 추진한 ESG 활동에 대한 상세 내역을 ...

경제뉴스 2024-07-17 06:00 AM

산업부-KOTRA, 중동부 유럽 K-방산 수출 판로 넓힌다

(이코노미아울렛-뉴스)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안덕근)와 KOTRA(사장 유정열)는 K-방산의 중동부 유럽 수출 확대를 위해 10월 16일부터 사흘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체코 방산보안 전시회(Future Forces)’에서 홍보관을 운영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은 7월 24일까지 KOTRA 홈페이지(www.kotra.or.kr)를 통해 신청...

경제뉴스 2024-08-12 08:00 AM

성균관대, 고려대-국민대-서울대와 ‘Lab-Startup 네트워킹데이’ 성공적 개최

(이코노미아울렛-뉴스)성균관대학교가 지난 8월 6일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5층 조병두홀에서 ‘Lab-Startup 네트워킹데이’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Lab-Startup 네트워킹데이’ 포스터 ...

경제뉴스 2024-06-28 09:32 AM

대웅제약,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부문 강화

(이코노미아울렛-뉴스)대웅제약(대표 이창재·박성수)은 지난 1년 간의 ESG 경영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대웅제약 홈페이지에서 열람 가능하다. 올해로 두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대웅제약의 ESG 전략은 ‘인...

Top